아름다운 얘기(Beautiful Story 022/100)-[영어신문을 거꾸로 들고 보다]

 

 

 

 

영어신문을 거꾸로 들고 보다![Beautiful Story 022/100]

 

조금 남은 머리카락을 변발로 묶고 죽국 고유의 장포에다

마고자를 걸친 고홍명(高鴻銘) 선생이 어느 날 버스를 탔다.

 

고 선생은 다리를 꼬고 앉아서 차창 밖의 풍경을 구경했다.

 

잠시 후 외국인 청년 몇 명이 다가오더니 고 선생을 바라보면서

이러쿵 저러쿵 말을 하는 데 몹시 불손한 내용이었다.

영어를 사용한 그들은 나이 많은 고 선생이

영어를 알아듣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.

 

고 선생은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고 품속에서 영어 신문을 꺼내

읽기 시작했다.

외국인 청년들은 목을 빼고 들여다보다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면서

마구 떠들었다.

 

"이 바보 노인 좀 보게나. 영어도 모르면서 영어 신문을 본다고!

그것도 거꾸로 들고서 말이야."

 

청년들이 한바탕 웃으면서 소란을 피우고 나자 고 선생이 정확하고

유창한 영어로 말을 꺼냈다.

"영어란 놈은 너무 간단해, 그래서 거꾸로 보지 않으면 재미가 없지."

 

고 선생이 말을 마치자 대경실색한 청년들은 서로의 얼굴을

바라보더니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....

 

* 여기서 진인은 자신의 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

 옛 속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요.

바둑을 말하면 한 수 위 실력을 발휘한 샘이 아닐지...! 

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... 기대합니다.

 

-Majinger-z의 daum blog-  
<일궈가꾸는 마음밭> 

 

 

본래의 마음 - 명상곡